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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주의 현장탐방편의점 출점 거리 제한, 얼마나 많기에?
김태주 기자  |  sun-c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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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17  11: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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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걸어가다 보면 편의점이 정말 많다. 길 맞은편에 편의점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기도 하고, 아파트 단지 내에 브랜드가 다른 편의점 2개가 경쟁하기도 합니다. 편의점 과밀현상은 술집과 음식점이 가득한 대학가나 번화가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사실 편의점은 시작된 지 30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30년 전 1호점을 맞은 이래, 24시간 영업이라는 강점과 1인 가구 급증으로 편의점은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올해 5월에는 4만 개를 돌파해 2018년 11월 기준 4만2010개로 집계됐다.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이 3만5천개 정도인데, 우리나라 편의점 개수가 더 많다. 전국 방방곳곳에 난립한 편의점. 파이(수요)는 한정돼 있는데 개점(공급)이 많다보니 서로 파이를 쪼개먹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편의점 점주한테 옮겨져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 흑석동의 한 편의점 모습.
서울 흑석동의 한 편의점 모습.

통계자료에서도 편의점 폐업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폐업한 편의점은 모두 1900여 곳으로 2017년의 1367곳을 이미 뛰어넘었다. 또 개업점포수 대비 페업점포수 비율인 ‘폐업률’은 8월 기준 지난해보다 50% 오른 75.6%로 급증했다.

특히, 조선업계 불황으로 경제침체 여파가 큰 경남에서 110%, 광주에서 122.9%, 지자체별 편의점이 가장 많은 서울에서 102.4%를 나타냈습니다. 이 3곳은 편의점 개업보다 폐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현재 편의점 난립 실태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직접 거리로 향했습니다. 먼저 중앙대학교 대학가 상권이 있는 서울 흑석동으로 향했습니다. 흑석동 중앙대학교 병원 앞만 해도 편의점 10곳 가량이 서로 경쟁 중입니다. 특히 버스정류장 인근 50m 거리에 서로 3곳이 모여 경쟁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두 곳은 브랜드가 같다.

포털사이트 지도로 본 흑석동 편의점 실태. 30m 사이에 3곳이나 몰려있습니다.(출처=네이버지도)
포털사이트 지도로 본 흑석동 편의점 실태. 30m 사이에 3곳이나 몰려있 다.(출처=네이버지도)

다음으로 집 근처 편의점을 살펴봤습니다. 집 앞에 하나가 있고 맞은편에도 편의점이 있다. 제가 즐겨가는 PC방 인근에는 골목마다 편의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건물 두 곳에 각각 편의점이 들어선 경우도 있었다.

서울 사당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철성 씨는 “인근에 최근 편의점이 생겨 매출이 30% 가량 줄었다”면서 “10년 가까이 해왔는데, 올해가 가장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앞으로 내년이 더 걱정된다는데, “매출이 이대로 계속 간다면 폐업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퇴직 후 편의점을 운영하는 친구 아버지를 만났다. 고등학교 동창 친구의 아버지로 종종 편의점에 놀러간 적이 있었다. 친구 아버지는 “딱히 기술도 없고, 창업이 간편해 편의점을 시작했는데 가끔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당연히 매출인데요. 인근에 편의점이 생겨 매출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걱정된다고 한다.

사당동에 있는 편의점 모습.
서울 사당동에 있는 한 편의점 모습.

직접 거리로 나가 살펴본 편의점은 정말 많아도 너무 많았다. “굳이 이렇게까지 있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절로 났다. 골목상권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편의점.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편의점 업계가 지난 7월 합의한 자율규약을 공정거래위원회가 승인했다.

이번 편의점 업계의 자율규약 제정은 가맹분야 최초의 사례로, 과밀화 해소와 편의점주 경영여건 개선에 초점이 맞췄다. 먼저 과밀화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거리 제한’을 두기로 했다. 거리 제한은 ‘담배 소매인 지정업소 간 거리 제한’을 따라 지역별로 50m~100m이다. 또 경영여건 개선을 위해 직전 3개월 간 적자가 난 편의점의 심야시간대 영업 강조가 금지되며 경영상황 악화로 폐업할 때 영업위약금을 감경 또는 면제하게 된다. 

이번 자율규약에 포함되는 편의점은 전국에 96%에 달한다. 사실상 개인 편의점을 제외하고 모든 프랜차이즈 편의점들은 규약에 적용받게 된다. 제대로 이행된다면 친구 아버지 같은 편의점 점주의 숨통이 크게 트일 것이다.

생활 속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편의점. 이번 자율규약과 관련된 내용이 발표되자 친구 아버지는 “허리띠 졸라매고 열심히 해봐야지” 라고 밝혔다. 이번 자율규약을 충실히 이행해 본사와 편의점주 모두 상생하는 모범사례로 남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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