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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자본시장 성장의 기회, 지금이 행동할 때다

By박하나 (Park Ha-na)

5월 21, 2025

유럽은 지금 기업 유치, 혁신 촉진, 투자 유입을 위한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그러나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유럽 사후거래(Post-trade) 구조의 오랜 약점을 해결해야 한다. 유로넥스트 증권(Euronext Securities) 대표 피에르 다부스트(Pierre Davoust)는 유럽 자본시장 발전의 전환점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기회를 강조한다.

지정학적 변화 속에서 기회 잡기

지금의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정성은 유럽에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종종 복잡하고 성장 잠재력이 낮은 지역으로 인식되던 유럽은 현재의 혼란을 발판 삼아 비즈니스와 혁신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빠른 성장을 촉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유럽 자본시장의 저축-투자 불균형 해소

자본시장은 저축과 투자를 연결해 혁신과 기업 성장을 가능하게 하고, 결과적으로 경제 생산성을 높이는 핵심 역할을 한다. 유럽 자본시장은 유럽 국민들의 막대한 저축을 활용해 시장을 급격히 전환시킬 수 있어야 한다.

유럽은 35조 유로가 넘는 방대한 저축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그중 자본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고작 30%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대부분 현금성 예금에 묶여 있다.

더욱이 유럽의 저축 중 약 10조 유로는 미국 자산에 투자되고 있어 유럽 외부로 빠져나가고 있다.

심지어 유럽 자본시장 내에서도 자금은 대부분 자국 내에 머물고 있다. 소매 투자자의 60%가 자국 주식에 투자하며, 이는 가장 유망한 프로젝트에 자금이 전달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유럽은 대륙 외부의 저축을 효과적으로 유치하지 못하고 있어, 글로벌 자금을 유럽 성장에 활용하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저축과 투자 연합(Savings and Investments Union)’의 주요 목표이며, 정책 입안자들도 이를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의 격언처럼 “신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금융계, 특히 사후거래 산업은 공공 개입을 요청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독립적인 실천과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사후거래 분절화: 지리적 장벽 극복

25년 전 유명한 지오반니니 보고서를 작성한 알베르토 지오반니니는 “사후거래는 한 사람이 돈을 들고, 다른 사람이 상품을 들고 와서 만나는 광장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시장이 진정으로 통합되기 위해서는 사후거래 시스템, 즉 ‘광장’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후 수많은 보고서와 정책 시도에도 불구하고 사후거래 구조의 분절화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유럽의 ‘광장’은 여전히 지리적으로 나뉘어 있으며, 증권 산업 참여자들은 국가별 시장 중심으로 활동을 조직하고 있다. 주식, 국채, 회사채, 구조화 상품 등 다양한 자산이 각국의 중앙예탁기관(CSD)에서 발행·보관·결제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분절화를 극복하려는 노력도 있어 왔다. Target2-Securities(T2S) 시스템 도입과 거래 구조의 표준화 등은 대표적인 예다.

또한, 국제 ETF와 같은 특정 자산군의 역외 발행 모델도 도입되었다. 이들은 일부 발행인에게는 절차를 간소화했지만, 유통 네트워크는 여전히 자국 CSD와의 연결을 선호하고 T2S를 활용하지 않아 새로운 형태의 분절화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