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8월 24th, 2025

파월 의장 연설 앞두고 관망세 짙어져…엔저에 닛케이는 소폭 반등

By김하나 (Kim Ha-na)

8월 22, 2025

22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 평균 주가는 4거래일 만에 소폭 반등하며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밤으로 예정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RB)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시장 전반에 관망 심리가 확산되면서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는 못했습니다. 장중 하락하는 국면도 있었지만,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하락(엔저 현상)하면서 자동차 등 수출 관련주에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를 방어했습니다.

주식 시장: 엔저와 금리 상승이 증시 희비 갈라

이날 닛케이 평균은 전일 대비 23.12엔(0.05%) 상승한 42,633.29엔으로 마감했습니다. 도쿄 증권거래소 토픽스(TOPIX) 지수 역시 4거래일 만에 반등하며 17.92포인트(0.58%) 오른 3,100.87로 장을 마쳤습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8엔대 중반을 중심으로 움직이며 전일 대비 1엔가량 오르는 엔저 현상을 보였습니다. 이는 도요타, 마쓰다와 같은 수출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로 이어져 주가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또한, 미일 장기 금리가 동반 상승하자 금리 상승으로 인한 예대마진 확대를 기대한 미쓰비시UFJ 등 은행주와 도쿄해상 등 보험주도 강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미국 엔비디아가 중국으로 수출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생산 중단을 공급업체에 요청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관련주인 어드반테스트 등이 하락했고, 이로 인해 닛케이 평균이 장중 200엔 이상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날 도쿄 프라임 시장의 매매 대금은 약 3조 9,537억 엔, 매매 거래량은 17억 144만 주를 기록했습니다. 상승 종목은 1013개, 하락 종목은 547개, 보합은 60개였습니다. 업종별로는 소니 그룹과 닌텐도 등 게임주, 소프트뱅크 그룹(SBG)이 상승했으나, 도쿄 일렉트론, 신에츠화학 등 일부 반도체 및 화학주는 하락했습니다.

채권 및 외환 시장: 파월 발언 경계감 속 금리 최고치 경신

같은 날 일본 채권 시장에서는 초장기 국채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나타나며 금리가 급등했습니다. 신규 발행된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했으며, 10년물 금리 역시 2008년 이후, 20년물 금리는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일 미국의 양호한 제조업 지표 발표로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한, 일본의 재정 확대에 대한 우려와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채권 시장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외환 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48엔대 중반에서 약세를 이어갔습니다. 오전에 발표된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며 일시적으로 엔화 매수세가 유입되기도 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오후에는 달러당 148.78엔까지 오르며 이달 들어 가장 낮은 가치를 기록했습니다.

아오조라 은행의 한 시장 전략가는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로 인해 미국 금리가 오르면서 달러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시장 참가자들은 파월 의장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포지션을 조정하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전망: 시장의 모든 눈은 잭슨홀로

결론적으로 이날 일본 금융 시장은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주식 시장은 엔저라는 호재에 힘입어 간신히 반등했지만, 채권 시장은 금리 상승 압력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시장 분석가들은 파월 의장의 발언 내용에 따라 단기적인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으나, 시장의 큰 흐름이나 구조 자체가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시장의 관심은 향후 미국의 통화 정책 방향, 특히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파월 의장의 발언에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