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 4월 15th, 2026

KBO리그 달구는 KIA의 반등, 그리고 아시안게임 5연패 정조준하는 류지현호

By박지윤 (Park Ji-yoon)

4월 15, 2026

개막 전 전문가들로부터 ‘절대 1강’으로 꼽혔던 디펜딩 챔피언 기아(KIA) 타이거즈가 마침내 진짜 이빨을 드러냈다. 일명 ‘함평(KIA 2군) 타이거즈’로 채워진 백업 선수들의 ‘잇몸 야구’가 드라마틱한 반등을 이끌고 있다. 기아는 지난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위 LG 트윈스와의 방문 경기를 12-2로 대파하며 뜨거웠던 6월을 마무리했다. 한 달간 거둔 성적은 15승 7패 2무. 승률 0.682로 리그 전체 1위를 차지했다. 5월까지 7위에 머물렀던 팀 순위는 어느새 4위까지 상승했고, 선두와의 격차 역시 8게임에서 3.5게임 차로 대폭 줄였다.

위기에서 빛난 마운드와 타선의 조화

사실 시즌 초반 상황은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곽도규(팔꿈치), 나성범(종아리), 김도영(햄스트링), 황동하(교통사고), 김선빈(종아리) 등 투타의 주축들이 대거 부상과 악재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4월 중순 한때 10위로 추락하기도 했으며, 선수들의 연쇄 부상 여파로 5월 승률 역시 0.481(26승 28패 1무)에 그쳤다.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6월 들어 오선우, 김호령, 이호민, 김석환, 성영탁 등 대체 선수들이 훌륭하게 빈자리를 메우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상승세의 든든한 밑바탕에는 강력한 마운드가 자리하고 있다. 5월 4.47(7위)이었던 팀 평균자책점은 6월 들어 3.47을 기록하며 SSG 랜더스(3.36)에 이어 리그 2위로 환골탈태했다. 제임스 네일(평균자책점 2.68, 5승 2패)과 아담 올러(평균자책점 3.03, 8승 3패)라는 막강한 외국인 원투펀치가 중심을 잡았고 전상현, 성영탁, 정해영, 조상우 등 불펜진이 흔들리던 뒷문을 굳건히 걸어 잠갔다. 특히 2024년 신인드래프트 10라운드의 기적으로 불리는 성영탁의 피칭은 놀라울 정도다. 프로 데뷔 후 13경기 17⅓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으며, 시즌 총 17경기(20⅓이닝)에서 0.89라는 압도적인 평균자책점을 뽐내고 있다. 여기에 타선에서는 베테랑 최형우와 패트릭 위즈덤 등 중심 타자들이 제 몫을 해냈다. 기아는 6월 한 달간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25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투타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줬다.

MBC 스포츠플러스 허도환 해설위원은 “시즌 초반 부진했던 불펜진이 제 역할을 해내며 팀이 상승세를 탔다”며, “주전들의 이탈 속에서도 백업 선수들의 맹활약 덕분에 훌륭한 성적을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서운 점은 나성범, 김도영, 김선빈, 이의리 등 주력 자원들이 곧 대거 복귀를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가오는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 완전체를 구축할 기아는 7월 4~6일 3위 롯데 자이언츠(광주), 8~10일 선두 한화 이글스(대전)와 운명의 6연전을 치른다. 전반기 선두 싸움의 향방이 이 연전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KBO 돌풍 잇는다… 아시안게임 사령탑에 류지현 내정

기아의 극적인 반등 사례에서 알 수 있듯, 현재 KBO리그 소속 선수들의 저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다가오는 일본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에는 메이저리그(MLB) 소속 선수들이 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직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KBO리그 소속 선수들과 일부 아마추어 자원들로만 팀을 구성해 아시안게임 5연패라는 금자탑에 도전해야 한다. 리그에서 검증된 국내파들의 활약이 국가대표팀의 성패를 가르는 열쇠가 된 셈이다.

이러한 중대 기로에서 대표팀을 이끌 수장으로 류지현 감독이 내정됐다. 지난달 막을 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류 감독은 8강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패배하며 기존 계약이 만료된 상태였다. 비록 4강 무대는 밟지 못했지만, 2009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 야구를 넉아웃 스테이지(토너먼트)에 올려놓은 공로를 인정받았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지난주 진행된 감독 후보 면접에서 그의 탁월한 전력 분석 능력과 리더십, 그리고 아시안게임 단기전 운영 계획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고 밝혔다. 현재 이사회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며, 국제 종합 스포츠 대회의 국가대표 업무를 총괄하는 대한체육회(KSOC)의 최종 인준을 거치면 사령탑 취임이 공식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