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 5월 15th, 2026

자연이 우리에게 보내온 반가운 소식: 반월호수의 수달, 그리고 푸에블로의 아기 들소

By박지윤 (Park Ji-yoon)

5월 15, 2026

지난 25일 오후 5시 무렵, 군포 반월호수 중앙 둘레길 부근에서 꽤나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달 한 마리가 유유히 활동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사실 수달이 도심 인근 호수에 나타났다는 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꽤나 상징적인 지표다. 군포시가 2020년부터 꾸준히 밀어붙인 중점관리저수지 수질정화사업이 생태계 복원이라는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니까. 실제로 4등급 언저리를 맴돌던 수질이 최근 3등급까지 맑아졌는데, 이 보이지 않는 물밑의 변화가 예민한 야생동물을 다시 이곳으로 이끈 셈이다.

이러한 생명의 역동성은 바다 건너 미국 콜로라도의 푸에블로 동물원(Pueblo Zoo)에서도 한창이다. 최근 이곳은 새로 태어난 아프리카펭귄과 당찬 아기 아메리카들소(bison)의 등장으로 그야말로 활기가 넘친다. 특히 지난 5월 1일에 태어난 암컷 들소 송아지는 동물원 식구들과 관람객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유제류 관리를 전담하는 블루 팀(Blue Team)의 수석 사육사 크리스틴 맥나이트(Kristen McKnight)의 말에 따르면, 이 녀석은 태어난 지 불과 30분 만에 벌떡 일어나 걷기 시작하며 첫날 달성해야 할 생명력의 이정표를 가뿐히 넘겼다고 한다.

요즘 들어 이 꼬마 들소는 이른바 ‘우다다(zoomies)’ 모드가 켜져서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고 사방을 뛰어다니기 바쁘다. 새끼의 보폭을 맞추느라 어미인 ‘마카니(Makani)’가 꽤나 진땀을 빼는 눈치인데, 물론 그러다가도 금세 픽 쓰러져 기나긴 낮잠에 빠져드는 영락없는 아기이긴 하다. 아직 정식 이름조차 없는 이 새끼 들소가 어미 마카니의 절반 덩치만큼 크려면 족히 1년은 걸리고, 완전히 다 자라려면 수년의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새끼를 향한 마카니의 보호 본능이 워낙 각별하다 보니, 사육사들도 녀석이 새끼 곁에 있을 때 조심스레 먹이를 챙겨주며 조금씩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올해 푸에블로 동물원에는 새 생명을 물어다 주는 황새가 부쩍 자주 찾아온 모양인지, 이 들소와 펭귄 말고도 새로운 얼굴들이 여럿 등장해 온기를 더하고 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반월호수에 홀연히 나타난 수달이나, 사육사들의 교감 속에서 자라나는 꼬마 들소 모두 우리에게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무너진 생태계를 되살리려는 지자체의 지난한 노력이나, 낯선 환경에서 태어난 생명과 거리를 좁혀가는 세심한 보살핌 없이는 결코 마주할 수 없는 풍경들이다. 군포시 관계자가 “귀한 손님이 안심하고 머물 수 있도록 소란을 피우거나 먹이를 주는 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듯,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그저 한 걸음 물러서서 묵묵히 지켜봐 주는 것. 그것이 간신히 뿌리를 내린 야생의 섭리와 갓 태어난 생명들에 대해 우리가 표할 수 있는 가장 성숙한 환대일 것이다.